클라우디아 비서

Claudia Wieser

클라우디아 비서의 작품은 모더니즘에서 영감을 받은 기하학적인 구조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비서는 미학적 작업 과정에서 정신성을 중시했던 바실리 칸딘스키와 파울 클레의 영향을 받아, 이들이 생각했던 추상과 병리학적 경험이 공존하는 이상적 미학 정신을 확장시킨다. 그러한 그녀의 손길은 치밀하고 섬세한 멀티미디어 작업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베르크마이스터 쿤스트슈미데의 초기 대장공 도제 교육을 통해 비서는 미술과 오브제, 미학적인 것과 기능적인 것에 관한 이해의 기반을 다졌다. 비서는 고전적인 근대 미학, 예를 들면 데사우에 있는 바우하우스 마이스터의 주택 인테리어(실제보다 좀 더 바랜 색감)와 같은 미학에 기반을 두었지만 물질뿐만 아니라 문화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기하학적인 패턴을 치밀하게 표현한 드로잉에는 종종 금박을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신비주의적 추상의 선구자 힐마 아프 클린트(스웨덴)를 떠올리는 제의적인 면이 담겨 있다. 이렇게 그녀는 특히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널리 확산되었던 모더니즘의 정신적인 요소들에 개입한다. 한편 예민한 자의식, 말하자면 오브제들을 동원하여 무대 세트의 구조물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것들과 같은 측면에서 볼 때, 비서의 작업은 분명20세기 초기 작품들에서 출발한다. 비서의 작품들은 영화, 미술사, 건축, 연극 등을 다양하게 참고한다. 그녀의 설치에서 세상은 배경으로 변화하고, 여기에서 예술품과 이미지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비밀의 공간을 열기 위해 재배치되어야 하는 것들로 남겨진다. 대형 벽지 작품에서는 여러 형태의 과거를 불러들인다. 작가 자신의 과거를 참고하는 경우에는 이전 설치 작품에서 사용했던 이미지들을 재사용하기도 하고, 역사적 조각들의 상(像)을 묘사한 발견된 사진들로 구성된 과거 예술을 참고하기도 한다. 이렇게 학습된 작업물들을 통해 그녀는 다면 거울, 손으로 문양을 그린 도예 작업, 목재 조상(彫像) 같은 기술적 작업들에 접근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