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

Kim Beom

김범은 형상을 관객의 심리적 측면, 특히 형상과 실물의 심리적 동일성과 관련된 이미지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미지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존재한다고 가정되는 이미지, 문자나 기호를 통해 연상되거나 읽히는 이미지를 포함한다. 이미지를 형상으로 구체화하는 방식이 전통적 미술의 재현 방식이라면, 김범은 구체적 재현이 아닌 관람객의 기억과 경험을 통해 다른 실재를 바라보게 한다. 즉, 실재와 형상 사이에서 생기는 간극에 주목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사물을 의인화하거나 인간을 사물로 변환하기, 있음 직한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꾸며 보기와 같은 ‘가정’의 과정을 통해 현실과는 다른 상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글 정도련, 김범《모노그래프》(2010) 서문 중에서